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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산업활성화보조금은 국가의 문화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수단 중 하나입니다.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영화 산업을 단순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국가 정체성과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보고, 서로 다른 정책 철학과 운영방식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프랑스는 안정적인 세금 기반의 ‘자동 지원 시스템’을 통해 제작부터 배급, 상영까지 전 과정을 촘촘히 지원하며, 예술성과 산업성을 동시에 강화합니다. 반면 이탈리아는 프로젝트 중심의 ‘선별 지원 모델’을 운영하여 문화유산 보존과 해외 진출 가능성이 높은 작품에 집중 투자합니다. 이 글에서는 두 나라의 정책 차이와 운영방식을 비교하여, 한국 영화산업 지원책 설계에 참고할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영화산업활성화보조금 : 프랑스·이탈리아 정책 비교와 운영방식

    영화산업활성화보조금과 프랑스 정책 특징

    프랑스의 영화산업활성화보조금 정책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모범 사례로, 그 핵심에는 ‘자동 지원 시스템(Automatic Support System)’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프랑스 내에서 상영된 영화의 티켓 판매 수익 일부를 세금 형태로 적립해, 다시 영화 제작 지원금으로 재투자하는 순환 구조를 갖습니다. 이를 통해 국가 예산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영화 산업의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영화센터(CNC)가 정책의 중심이 되어 제작·배급·상영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상업 영화뿐만 아니라 독립·예술 영화까지 포함해 장르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육성합니다. 특히 문화적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상영관별 ‘프랑스 영화 상영 비율’을 법적으로 규정하고, 프랑스어 작품 제작 시 가산점을 부여해 언어와 문화 정체성을 유지합니다. 또한 프랑스는 국제공동제작 협약을 적극 활용해 해외 자본과 기술을 유치하면서도, 프랑스 영화의 독창성을 해치지 않는 균형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동제작 작품은 프랑스와 협약을 맺은 국가에서 모두 자국 영화로 인정받아 배급망을 넓히는 효과도 거둡니다. 더불어 제작 지원금뿐 아니라 시나리오 개발, 후반작업, 해외 배급 지원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어, 창작자의 창의성을 장기적으로 보장합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프랑스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전 세계 극장가를 장악하는 상황에서도 자국 영화 점유율을 40% 이상 유지하고, 칸영화제를 비롯한 국제 영화제에서 꾸준히 수상 실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결국 프랑스식 영화산업활성화보조금 모델은 ▲안정적인 재원 확보 ▲예술성과 산업성의 조화 ▲문화 정체성 보존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한 사례입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이 영화산업 정책을 설계할 때 참고할 만한 강력한 벤치마킹 모델로 평가됩니다.

     

    이탈리아 정책 차이와 지원 전략

    이탈리아의 영화산업활성화보조금 제도는 프랑스와 달리 ‘프로젝트 선별 지원(Project-Based Funding)’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입니다. 문화유산부(MiBACT)가 주관하며, 매년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제작사와 작품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합니다. 평가 기준은 ▲작품의 예술적 완성도 ▲국제 영화제 경쟁력 ▲이탈리아 문화유산 보존과 홍보 기여도입니다. 예를 들어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등 역사적 도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나, 오페라·전통 음악·미술 등 이탈리아 고유문화를 다룬 영화가 우선적으로 지원됩니다. 이탈리아는 해외 로케이션 촬영 유치에도 적극적입니다. 외국 제작사에 세액 공제(최대 30~40%)와 장비·인력·촬영지 섭외 지원을 제공하며, 현지 영화 스튜디오와 후반작업 시설을 할인된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합니다. 이러한 혜택은 단순히 관광 자원 홍보를 넘어, 글로벌 영화 시장에서 이탈리아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또한 프로젝트 중심 지원의 특성상 특정 영화의 흥행 성패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장기적 인재 양성 전략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지역 영화학교 설립, 젊은 감독과 작가를 위한 국제 공동제작 워크숍, 후반작업 전문 인력 훈련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를 통해 이탈리아는 단발성 흥행에 의존하지 않고, 차세대 창작자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탈리아식 영화산업활성화보조금 모델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글로벌 영화제에서의 수상과 주목도를 높이고, 문화유산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강점을 발휘합니다. 동시에 관광·문화·예술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국가 브랜드 가치를 장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적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운영방식 비교와 한국 적용 가능성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영화산업활성화보조금 운영방식은 근본적인 철학에서부터 차이를 보입니다. 프랑스는 ‘자동 지원 시스템(Automatic Support System)’을 통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재원을 확보하며, 국가 영화산업 전체의 균형 발전을 목표로 합니다. 티켓 판매 수익 일부를 세금 형태로 적립해 다시 제작 지원금으로 환원하는 구조 덕분에, 국가 예산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산업 전반의 자생력을 강화합니다. 이탈리아는 이에 비해 ‘선별 지원 모델(Project-Based Funding)’을 채택해, 문화유산과 예술적 가치가 높은 프로젝트에 집중적으로 자원을 투입합니다. 예술적 완성도, 국제 영화제 경쟁력, 문화유산 보존 기여도 등을 종합 평가해 지원 대상을 선정하며, 특정 작품의 질과 상징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입니다. 한국이 이 두 모델을 결합한다면 안정성과 선택·집중의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습니다. 우선 프랑스식 티켓세 기반 자동 지원 시스템을 도입해 장기적인 재원 확보 구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산업 기반을 안정화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탈리아처럼 국제 경쟁력이 높거나 한국 문화 브랜딩에 기여하는 작품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지원의 질적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류 문화 확산 기여도’, ‘국제 공동제작 가능성’, ‘지역 문화유산 홍보 효과’ 등을 평가 지표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또한 지역 영화제·로케이션 인프라와 연계해 국내외 제작사가 한국을 촬영지로 선택하도록 유도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 산업 확장이라는 부가가치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플랫폼 시대에 맞춰 OTT 배급과 연계한 보조금 제도를 병행하면, 전통적인 극장 상영과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 모두에서 한국 영화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형 혼합 모델은 안정적인 제작 환경과 글로벌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하게 해, 궁극적으로 문화 산업 경쟁력 강화와 세계 시장 진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이 될 것입니다.